블로그 이미지

질럿과 보낸 한철

IT, 인터넷 비즈니스, 인터넷 서비스, 각종 이슈들에 대한 잡설. 그리고 영화와 음악. by zealtotry


KTF Show - 두번째 뒷담화 : 마케팅 붐의 허상 + 기본에 충실해라

전 포스트에 이어 KTF Show의 삽질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 그 2탄 되겠다.


2. 마케팅 붐의 허상


Show의 광고는 색다른 크리에이티브로 경쟁사인 SKT의 후까시성 광고를 누르고 소비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쇼걸 서단비, 아무것도 필요 없으시다던 양재봉 할아버지,  공대생 아름이 홍인영..등등의 스타를 배출해내며 세간의 관심을 끄는데에 성공했다. 원빈이 매직엔을 써도 관심없던 사람들이 show라는 브랜드에 눈길을 주게 된건 어찌보면 대단한 일이다.

고루하기 짝이 없는 브랜드와 BI를 버리고 과감하게 Show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급스러운 간접조명 간판을 대리점에 달아준 센스도 만점이었다. (회사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렇게 브랜딩을 완전히 새롭게 한다는건 나이드신 양반들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물며 KT의 피가 흐르는 아니 "한국통신"의 피가 흐르는 KTF에서 이런 결정을 한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왜" Show의 마케팅 붐은 제품과 서비스의 성공에 기여하지 못했을까?

Show의 마케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Fun(크리에이티브적 요소)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Message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데에 있는게 아닐까 싶다. 물론 이 메시지는 제품과 연계되는 소비자의 효용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학습에 대한 것이다. 소비자가 왜 이 상품을 내가 써야하고 이걸 써서 뭐가 그렇게 좋아지고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부분들이 너무 간과된게 아닌가 싶다. 또한 재미보다는 감동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보수적인 감성에 소구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부족함이 있었다. 차라리 초반의 "사랑해" 캠페인처럼 화상전화를 이용한 새로운 양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좀더 "착하게" 접근하는게 나았을 지 모를 일이다. 즐거운 일이 있을 때마다 "비내리는 호남선에서 눈물이 흐르는" 노래를 부르는 한국 사람들에게 "재미"는 자칫 "경박"이 될 수 있다. 이래서는 SKT가 얼렁뚱땅 획득한 "고급"과 "자부심"의 마케팅 이미지를 뛰어넘기 힘들다.

물론 중간중간에 Show문자는 1000자를 보내도 가격이 같다는 얘기도 하고 맞춤 요금제도 있고 초반에는 연인끼리 화상전화를 밤새해도 공짜라고 하는 등의 메시지를 열심히 뿌려댔지만 결국 시끌벅적하고 웃긴 CF와 어정쩡한 브랜드 밸류만이 소비자의 두뇌에 남았다. 애초에 화상전화가 킬러 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어거지로 밀어부치다 보니 마케팅으로 "공사"를 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지만 그래도 Show의 마케팅 캠페인은 그 어마어마한 미디어 믹스 비용 등을 생각할 때 문제가 많은 캠페인이었음이 분명하다.

3. 기본에 충실하자

개 인적으로 KTF의 3G서비스는 상당히 많은 성공가능성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SKT가 제대로 된 마케팅 꺼리를 찾지 못하고 심심이와 하나 다를바 없는 1mm같은 삽질 서비스를 런칭 후 말아먹고 위성 DMB로 마케팅 예산을 청계천에 방류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신 못차리는 SKT의 삽질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이 충분히 브랜드에 대한 피로를 느낄만한 시점에서 3G로의 패러다임 쉬프트는 업계의 경쟁구도를 재편하고 KTF의 후진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찬스였다. 또한 장기적으로 3G로 전환될 이동통신 시장에 있어 SKT가 2G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KTF의 3G서비스는 막대한 마케팅 예산에도 불구하고 2G의 높은 ARPU때문에 3G를 거의 신경쓰지 않으며 설렁설렁 걸어오는 SKT에게 거의 다 추격당했고 연내에 1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전화라는건 앞에서도 얘기했다시피 話, 즉 이야기를 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제일 중요한것은 이야기가 제대로 되냐는 것이다. 바로 Quality Control과 운영이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Show는 원대한 마케팅 플랜과는 대조적으로 후진 서비스 품질과 잦은 장애를 이용자들에게 선물하며 이용자들을 강하게 키우기 시작했다.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지난날의 화려한 뉴스들이 이를 설명해주고 있다.

KTF ‘쇼(SHOW)’ 서울북부지역서 통화 장애
KTF, ‘쇼(SHOW)’ 통화 장애 4000원 보상
KTF 'SHOW' 인천경기·서울서북부지역통화장애
3세대 이동통신 툭하면먹통
3G->2G폰 역이동 수요 늘고 있다
3G 영상통화품질 만족도 ‘바닥’

3G에서 쓰는 높은 대역폭의 전파가 직진성이 강해 우리나라같이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는 더더욱 운영에 있어 많은 테스트와 안정화가 필요했음에도 급하게 서비스를 풀어놓은 Show는 낮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말았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3G로 전환을 한 사람도 기겁을 해서 다시 돌아갈만큼 "기본"이 안된 서비스였던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서비스를 마케팅 컨셉만으로 커버하기엔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Show는 중요한 골찬스를 기본기 부족으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Comment 0 Trackback 0

Trackback : http://zealotry.tistory.com/trackback/10 관련글 쓰기

Top

아이팟의 수명? 워즈니악이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다!


관련기사 : Apple Co-Founder Steve Wozniak: iPod Is Dying; Apple Stock Downgrade Was ‘Correct’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아이팟의 미래를 어둡게 내다봤다.
즉,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소니의 워크맨이 내리막길을 걸은 것 처럼
비슷한 기기들이 과잉공급되는 시점에 아이팟의 수명이 다할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옛날 우리 어릴적에 휴대용 라디오나 워크맨 열풍이 불었다가 사그라든 점을 보면 알 것"이라며, 비슷한 물건을 들고다니는 사람이 하나둘 늘게 되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시장이 한계에 이르게 되는 원리를 설명했다. (유코피아 ukopia.com 기사 부분 발췌)

그런데 정말 과연 그렇게 될까.

아이팟은 이미 트랜지스터 라디오나 소니의 워크맨과 달리 단순한 디바이스로서의 의미를 뛰어넘은지 오래다.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온라인 유통체계는 단순히 아이팟이 '비슷한 기기'에 속하지 않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아이팟은 1세대, 2세대, 3세대, 그리고 4세대까지 진화를 거치면서 MP3 디바이스보다는 아이튠즈의 컨텐츠들 이동하면서 쓸 수 있게 해주는 마지막 터미널 역할을 하는 기기(단말기)로 변화하고 있다.

최초 음악의 유통으로 시작하여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였지만, 이제는 동영상, APP까지 유통하는 아이튠즈 스토어가 된것 만으로 충분히 확고한 온라인 유통플랫폼이 되었다 할수 있다. 특히나 온라인 컨텐츠의 특성상 극복하기 힘든 불법복제의 벽을 음악을 비롯해 APP까지 뛰어넘고 있으니 대단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진입 장벽" (entry barrier)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물리적으로 아이팟의 기능과 인터페이스는 me-too가 가능하다. 그러나 아이튠즈와 앱스토어가 만들어 놓은 컨텐츠 유통 시장과 customer relationship, 각자의 아이튠즈에 ID3 태그로 예쁘게 정리되어 있는 수많은 플레이리스트들, Genius와 같은 SNS 기반의 추천 시스템이 가능해질 정도로 어마어마해진 트랜잭션의 규모 등등을 me-too해서 따라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아이팟 하나만의 수명을 논하기엔 이미 뗄레야 뗄수 없는아이튠즈라는 매우 튼튼한 플랫폼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이튠즈 플랫폼의 수명을 먼저 논하기 전에 아이팟의 수명을 논하는건 사실 시간낭비이다.

인터뷰에서는 아이팟뿐만 아니라 아이폰의 폐쇄정책에 대해서도 구글 안드로이드와 비교언급을 했는데 워즈니악이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도 이 부분에 촛점이 더 가 있을 것이다. 박애주의자인 워즈니악과 철저한 비즈니스맨인 잡스의 철학이 충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워즈니악은 오픈 플랫폼에서 애플이 좀더 열리고 information divide를 없애는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하기 원했을 것이다. 워즈니악은 네그로폰테 교수의 OLPC 프로젝트가 노벨평화상 감이라고 예찬할 정도로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철저한 비즈니스맨인 잡스는 이동식 디스크도 지원하지 않는 sync 기반의 아이튠즈 애플리케이션에 아이팟에서만 구동되는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장한 유통 시스템과 미디어 포맷 등으로 더욱더 높고 견고한 진입장벽을 쌓아버렸다. 누가 옳은 것인가를 논하자면 그것은 가치문제이다. 분명한 것은 워즈니악의 인터뷰는 단순히 아이팟의 시장포화와 수명보다는 이러한 개방에 대한 철학에 대한 것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소니와 애플은 다르다. 애플은 디바이스가 아닌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세계의 창조"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 낸 지금의 플랫폼은 강한 stickness를 가진 통신망과 같다. 이런 견고한 플랫폼에 대해 워즈니악이 그렇게 1차원적으로 사고 했을리는 없을것이라는걸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맨 잡스와 박애주의자 워즈니악, 과연 소비자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Comment 6 Trackback 1
  1. 초하(初夏) 2008/10/13 01:16 address edit & delete reply

    어느 발명품이든 수명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겠지요? 얼마나 될까가 관건이겠지만... ^^
    애플의 노력 여하와 진화 방향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장점을 누리고 있는 사용자로서 건투를 빕니다. 재미있고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 zealtotry 2008/10/13 10:32 address edit & delete

      물론 지금은 독보적인 아이팟이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침체기를 맞을겁니다. 하지만 애플이 여러방면에서 생명연장을 너무나 잘 하고 있는것 같아 아직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것이겠죠.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보다 경쟁다운 경쟁이 되어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이 넓어지는 것이 최고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울뿐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2008/10/13 07:42 address edit & delete reply

    이미 Universal,Sony BMG, Warner, EMI와 기타 독립 레이블의 음원을 합법적으로 무제한 무료로 다운로드 받는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869674
    http://www.msnbc.msn.com/id/26993686/
    애플 아이튠즈의 독주를 무너뜨리기 위한 기존 핸드폰업계(노키아, 소니 에릭슨, 엘지)의 과격한 반격이 시작된 거죠.
    현실은 이미 개방정책/폐쇄정책의 차원이 아니라 유료음원이냐 무료음원이냐의 피튀기는 대립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아이튠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기존 업체들의 기상 천외한 공격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전개될 것입니다.
    그것이 아이튠즈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

    • zealtotry 2008/10/13 10:50 address edit & delete

      아이튠즈에 대항해 이런 반격이 시작됐다는건 사용자의 입장으로 너무나 반가운일이죠. 확실히 노키아뮤직스토어+폰 은 큰 반향을 일으킬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무료음원 정책이 파격적이긴 하지만 음원제공 업체로선 독배가 될수 있을것 같습니다. 불법공유의 온상이었던 MP3시장이 이제서야 돈을주고 구입하는 형태로서 사용자에게 학습이 되고 있는데 대기업을 등에업고 다시 무료로 제공되는 형태가 이루어진다면 종신계약을 하지 않는 이상 음원제공 업체에겐 장기적으로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어쨌든, 경쟁이 된다면 사용자로선 환영할일이지요.

  3. 쟌나비 2008/10/13 10:05 address edit & delete reply

    스티븐잡스는 많이 들어보아도 위즈니악에 대해선 이 글을 통해 처음 접합니다. 아이팟을 보면 비지니스적인 측면과 공유(?)의 측면이 적절히 혼합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창업한 회사라 이런 서비스들이 탄생된거군요.
    개인적으로는 위즈니악의 관점에 애정이 더 갑니다. 여러 조건에서도 '가능'하다면요.

    • dothege@gmail.com 2008/10/13 11:23 address edit & delete

      워즈니악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는 포스트를 몇개 골라 봤습니다.

      http://winbee.egloos.com/4651010

      http://alnova2.tistory.com/247 충격적인 사진!!

      http://media.daum.net/culture/art/view.html?cateid=1021&newsid=20071228035017754

      철학만 놓고 봤을때 워즈니악은 무욕에 가까운 어찌보면 IT계의 성인(聖人)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비즈니스적 인사이트가 강하고 마케팅, 프리젠테이션에 밝은 잡스와 착하디 착한 천재 개발자인 워즈니악의 조우가 애플이라는 물건을 만들어 낸 것이죠. 웹 생태계와 이용자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워즈니악이 철학이 옳을 수 있겠지만 잡스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새로운 기능과 편리함,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고 있으니 저는 어느 쪽이 맞다고 손을 들어줄 지 애매하네요^^

      "영원한 공생이 가능한가"의 측면에 있어서도 과거 MS의 베끼기나 개방을 표방하는 구글이 만들어낸 또다른 플랫폼 종속과 같은 문제를 생각해본다면 여러가지 관점이 있을거 같습니다. 잡스는 아마 더 이상 쉽게 뺏기고 싶지 않았던게 아닐까 싶네요. 워즈니악은 뭐...성인이니까^^;;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rackback : http://zealotry.tistory.com/trackback/8 관련글 쓰기

  1. 스티브 워즈니악이 말하는 암울한 아이폰과 아이팟의 미래

    학주니닷컴 | 2008/10/13 14:50 delete

    애플은 최근 아이팟 나노 4세대와 아이팟 터치 2세대를 내놓고 아이폰으로 한참 뜨거워진 애플 라인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존 아이팟 나노보다 더 쌈팍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나노 4세대와 배터리 효율과 더 미려해진 디자인으로 돌아온 터치 2세대에 많은 애플 매니아들은 열광하고 있다. 게다가 3G 아이폰의 폭발적인 판매량으로 이미 500만대 이상을 팔았으며 이것은 애플의 전설을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파죽지세의 애플..

Top

영상통화가 잘될 줄 알았냐? Show를 해라~



참고기사 : 영상통화 피지도 못하고 지나?

엄청난 마케팅비용을 쏟아 부었던 KTF의 3G 영상통화 브랜드 Show.
1년여가 훌쩍 지난 지금 과연 얼마나 이 쇼가 먹혔을까?
위 기사를 참고하자면, 전혀 먹히지 않았다. 전국민에게 쇼하자고 외치던 KTF, 결국 혼자 쇼를 하고 말았다.

KTF는 3G 시장에서 영상통화가 킬러서비스가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케팅에 
(1위 SKT는 뭐...부랴부랴 저놈도 하니까 우리도 시늉은 해야겠다 라고 따라갔지만 상대적으로 마케팅비용은 적게 때려부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2위 사업자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과감하게 KTF라는 이름없이 SHOW라는 브랜드에 투자했겠지만
결론적으로 3G에 투자한 만큼 ARPU도 증가하지 않았고,
영상통화는 킬러서비스가 되지 못했다.
(ARPU관련 참고자료 : 2008년 2분기 국내 이통사의 성적표 분석)

그렇게 다양한 상황을 연출해 가면서 광고를 뿌려댔어도 사용자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왜그럴까?
비싼요금, 단말기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당장' 필요하지 않아서 아닐까?
소위 "니즈"라는게 없다는 것이다.

굳이 영상통화가 필요한 상황이 정말 얼마나 되나.
대부분 잠깐 신기해서 써봤을 뿐이지 실제로 '제대로'사용하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정말 아쉽다.
이 좋은 3G 모바일플랫폼의 선두에 세울 서비스가 영상통화 말고는 이리도 없단 말이냐.

음. 이제서야 SHOW 위젯등이 슬슬 기어나오는데
영상통화 서비스 광고할 비용으로
데이터요금을 현실화하여 좀 더 접근성을 높이고
무선데이터서비스는 비싸다라는 반감을 없앨 마케팅을 했으면
최소한 영상통화에 올인한것 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지 않았을까.

SHOW의 실패는 세가지 시사점을 준다.
하나는 "시장조사의 중요성"과 "마케팅 붐의 허상",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자"이다. 3번의 포스트에 나누어 이를 짚어보고 3G 시대가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 노가리를 풀어보고자 한다.

1. 시장조사의 중요성

많은 서비스 기획자들이 시장조사를 요식행위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결정된 전략적 방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리한 백데이터를 긁어모으고 (의도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당위성을 입증해 줄 서베이를 진행하고 이를 공표하여 설득력을 확보한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혹하다. 사람들은 필요가 없는 물건을 절대 쓰지 않는다. 電話는 말그대로 이야기를 하는 수단이다. 수십년간 음성기반의 전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운 이 수단으로 대화를 나누는데에 있어 상대의 음성만으로도 충분한 효용이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없다. 화상전화에 대한 니즈를 가지고 사용할 소비자는

*. 유학, 이민, 장거리 연애 등으로 대면접촉이 대단히 어려운 상대와 통화하고자 하는 소비자
*. 화면을 통해 준비되지 않은 얼굴을 보여줄만큼 가까운 상대와 통화하고자 하는 소비자
*. 화상전화로 서로를 대면하고 통화하는 것에 대해 기술적 거부감이 없는 소비자
*. 조악한 수준의 화질을 인내하면서 상대의 얼굴을 간절히 보고 싶은 소비자

와같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과연 그 계층은 얼마나 될것인가. 우리는 시장조사를 할 때 단순히 "무엇이 있으면 쓸 의향이있다"를 조사할게 아니라 "무엇을 쓸 수 있는 계층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함께 조사할 필요가 있다. 쓸 의향이 있고 요금이똥값이라도 소비자의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말짱 황이다. 나는 이것을 "Consuming Condition"이라 부르고 싶다. 상품을 만드는데 있어 거시적인 시장의 수요 뿐만 아니라 예상되는 소비자군 중에서 소비가 가능한 조건과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의 비중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게 어렵다면 마케팅 학습을 통해 없는 수요를 창출해 내던지 아리까리한 사람들을motivate 해야하는데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되지는 못했던것 같다.

열거된 조건의 사람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시장이 국제전화 시장의 소비자와 겹친다. 국제전화 소비자들의 경우 이러한 니즈를 이미 상당부분 메신저를 통한 화상채팅으로 풀고있기에 더더욱 Show가 설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급기야 효마케팅까지 동원했지만 생각보다 화상전화로 문안인사를 드리는 효자,효녀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점도 시장조사의 허술함을 반증하는게 아닐까 싶다.

-------------------------------------- 다음 포스트에 계속 ----------------------------------------
Comment 3 Trackback 1
  1. NoPD 2008/10/12 20:43 address edit & delete reply

    그나마도 품질이 개판이라 참 안습이더군요.
    아버지께서 제주도에 계신 관계로
    손녀딸 얼굴 자주 보시라고 화상폰을 해드렸는데
    이건 뭐... 3분 통화후엔 반드시 절단되니 -_-;
    품질도 안습이고...

    실패한 이유중 하나는 니즈가 없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한번 푹 빠지면 잘 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조악한 퀄리티를 선물한 이유도 있겠지요.

    • zealtotry 2008/10/12 22:26 address edit & delete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도 "기본에 충실하자"에서 언급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품질에 대한 부분이었는데요. SKT가 기존의 시장에서 쌓아놓았던 통화품질에 대한 우월적 이미지를 뒤집기는 커녕 "위치등록 중" "통화권 이탈"등 부족한 품질을 유감없이 소비자에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보조금을 많이 주고 이마트 장바구니를 가볍게 해주고 비행기 마일리지를 많이 주는게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2. 녹차의맛 2008/11/04 12:43 address edit & delete reply

    아이들을 가진 부모님들에게는 참 좋더군요.
    어린이들도 어릴 때부터 영상통화에 익숙하다면
    미래에 큰 소비자 타겟이 되겠지요.

    그러나 먼 미래라는 것이 좀 걸리는군요.

Trackback : http://zealotry.tistory.com/trackback/7 관련글 쓰기

  1. 영상통화만 쏙 뺀 실속있는 핸드폰

    smarthead - 우리 나라 | 2008/11/04 12:40 delete

    작년과 올해 영상통화폰에 대한 마케팅이 활발했다.연예프로그램과 UCC에서도 2차 컨텐츠가 생산되었고, 음성통화 + 영상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한 경우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영상통화 이용자 워낙 없다보니…" 라는 기사를 참고해보면 알 수 있...

Top

prev 1 2 next